일본어를 공부하다 보면 언젠가는 한자가 벽처럼 느껴져요. 일본에서는 일상에서 쓰는 한자의 기준으로 상용한자 2,136자를 정해 두었어요(일본 문화청의 상용한자표 안내). 숫자만 보면 막막하지만, 처음부터 전부 외울 필요는 없고 한국어 사용자에게는 분명한 이점도 있어요.
한국어 사용자가 유리한 이유
한국어 낱말의 상당수가 한자어라서, 일본어 한자어와 뜻이 그대로 겹치는 말이 많아요. 約束은 약속, 準備는 준비, 図書館은 도서관이에요. 글자를 읽을 줄만 알면 뜻은 이미 아는 셈이지요.
다만 일본 한자는 간략하게 바뀐 글자가 많아서 모양이 조금 달라요. 처음 보면 낯설어도 몇 번 보면 금방 알아볼 수 있어요.
| 한국에서 쓰는 글자 | 일본 글자 | 뜻 |
|---|---|---|
| 學 | 学 | 배울 학 |
| 國 | 国 | 나라 국 |
| 氣 | 気 | 기운 기 |
| 讀 | 読 | 읽을 독 |
| 發 | 発 | 필 발 |
음독과 훈독
일본어 한자가 어려운 진짜 이유는 한 글자를 여러 가지로 읽기 때문이에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 음독: 중국에서 한자와 함께 들어온 소리예요. 주로 한자 두 글자 이상이 이어진 낱말에 쓰여요.
- 훈독: 한자의 뜻에 해당하는 일본어 고유어로 읽는 방식이에요. 주로 한자 하나에 히라가나가 붙은 낱말에 쓰여요.
行을 예로 들어 볼게요. 낱말마다 읽는 소리가 달라요.
| 낱말 | 뜻 | 구분 |
|---|---|---|
| 行く | 가다 | 훈독 |
| 旅行 | 여행 | 음독 |
| 銀行 | 은행 | 음독 |
같은 글자도 旅行과 銀行에서 읽는 소리가 달라요. 그래서 한자 하나의 읽는 법을 전부 외우지 말고 낱말째로 외워야 해요. 낱말을 알면 읽는 법은 따라와요.
한국 한자음으로 음독 짐작하기
한국 한자음과 일본어 음독은 같은 뿌리에서 왔기 때문에 대응 규칙이 있어요. 예외도 있으니 정답을 찾는 공식이 아니라 짐작을 돕는 경향으로 보세요. 받침을 보면 특히 잘 맞아요.
| 한국 한자음 받침 | 일본어 음독 끝소리 | 예 |
|---|---|---|
| ㄱ 받침 | く 또는 き | 학 学, 국 国, 석 石 |
| ㄹ 받침 | つ 또는 ち | 일 日, 발 発, 팔 八 |
| ㄴ, ㅁ 받침 | ん | 산 山, 심 心, 간 間 |
| ㅇ 받침 | う 또는 い | 동 東, 생 生, 공 工 |
이 규칙을 알고 나면 처음 보는 한자어도 소리가 낯설지 않게 돼요.
뜻이 다른 한자어를 조심하세요
한국어와 글자가 같아도 뜻이 다른 낱말이 있어요. 회화에서 그대로 쓰면 오해가 생겨요.
| 일본어 | 일본어의 뜻 | 착각하기 쉬운 뜻 |
|---|---|---|
| 愛人 | 불륜 상대 | 연인 (연인은 恋人) |
| 大丈夫 | 괜찮다 | 대장부 |
| 工夫 | 궁리, 고안 | 공부 (공부는 勉強) |
| 迷惑 | 폐, 민폐 | 미혹 |
| 手紙 | 편지 | 휴지 (휴지는 ティッシュ) |
효과적으로 외우는 순서
1. 많이 쓰는 낱말부터
사전 순서나 획수 순서로 외우지 마세요. 교재에서 만난 낱말, 대화에서 쓴 낱말, 내 생활과 가까운 낱말부터 잡으세요. 駅, 電車, 会社처럼 자주 보는 말이 우선이에요.
2. 쓰기보다 읽기
일상에서 한자를 손으로 쓸 일은 드물고, 대부분 키보드나 휴대폰으로 입력해요. 입력할 때는 읽는 법만 알면 변환 후보에서 고를 수 있어요. 시험이나 업무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모든 한자를 손으로 쓸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하지 않아도 돼요.
3. 간격을 두고 다시 보기
한 번에 몰아서 외운 한자는 금방 사라져요. 하루 뒤, 며칠 뒤, 몇 주 뒤처럼 잊을 때쯤 다시 보면 훨씬 오래 남아요. 암기 카드 앱이 이 간격을 대신 잡아 줘요. 다시 볼 때는 정답을 보기 전에 읽는 법을 먼저 떠올려 보세요.
4. 부수로 묶어서 이해하기
語, 話, 読처럼 말씀 언 변이 붙은 한자는 말과 관련이 있어요. 부수를 알면 처음 보는 한자도 뜻을 짐작할 수 있고, 비슷한 글자를 구분하기도 쉬워요.
몇 자를 목표로 잡을지보다 오늘 만난 낱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처음에는 교재나 회화에서 만난 낱말의 한자만 챙겨도 충분해요.
JLPT를 준비한다면 한자가 어느 정도 필요한지는 JLPT 급수별 수준 정리를 함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