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을 켜면 다 아는 말인데, 끄면 소리가 한 덩어리로 지나가요. 일본어 듣기가 답답한 까닭은 대개 여기 있어요. 글자로는 아는 말을 소리로는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무작정 오래 듣기보다, 어디서 막히는지 먼저 가르는 편이 빨라요.
어디서 막혔는지부터 가르세요
1분짜리 음성을 대본 없이 듣고 나서 대본을 펴 보세요. 놓친 문장을 아래 표에 맞춰 보면 처방이 갈려요.
| 대본을 본 뒤의 반응 | 막힌 곳 | 처방 |
|---|---|---|
| 대본을 봐도 뜻을 모르겠어요 | 어휘, 문법 | 듣기를 잠시 멈추고 단어를 먼저 채워요. |
| 대본을 보니 아는 말이에요 | 소리 | 아래 세 가지 벽을 연습해요. |
| 들리긴 하는데 뜻이 늦게 떠올라요 | 처리 속도 | 같은 음성을 반복해 뜻이 바로 오게 만들어요. |
| 앞부분만 듣고 뒤를 놓쳐요 | 주의력 | 더 짧은 음성으로 바꿔 끝까지 따라가요. |
대부분은 두 번째 줄에 걸려요. 어휘를 더 외워도 이 줄은 풀리지 않아요.
벽 1: 입말에서는 소리가 줄어요
교재는 또박또박 적지만 실제 말은 줄어들어요. 아는 문법이 안 들리는 가장 흔한 이유예요. 아래 형태만 귀에 익혀도 드라마와 일상 대화가 크게 달라져요.
| 교재에서 본 형태 | 실제로 들리는 형태 | 뜻 |
|---|---|---|
| 見ている | 見てる | 보고 있다 |
| やっておく | やっとく | 해 둔다 |
| 忘れてしまった | 忘れちゃった | 잊어버렸다 |
| 飲んでしまった | 飲んじゃった | 마셔 버렸다 |
| 行かなければ | 行かなきゃ | 가야 해 |
| 行くのです | 行くんです | 가는 거예요 |
| 行くと言った | 行くって言った | 간다고 했다 |
이 축약은 말하는 사람의 말투에 따라 쓰임이 달라요. 친구 사이의 말을 정리한 일본어 반말 글도 함께 보면 어디서 나오는지 감이 잡혀요.
벽 2: 어디서 끊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일본어는 글을 쓸 때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말할 때도 낱말 사이가 뚜렷이 벌어지지 않아요. 그래서 빠른 말이 뭉쳐서 들려요. 이때 조사를 귀의 표지판으로 쓰면 도움이 돼요. は, が, を, に, で, と가 들리는 곳이 끊어 듣는 자리예요. 한국어와 조사가 닮아서 한국어 사용자에게 특히 쓰기 좋은 방법이에요.
昨日、友達と映画を見に行ったんです。
어제 친구랑 영화를 보러 갔어요.
이 문장을 들을 때는 友達と, 映画を, 見に, 行ったんです처럼 조사 뒤에서 작게 끊어 보세요.
한국어와 어순이 같다는 점도 듣기에서 큰 이점이에요. 일본어도 동사가 끝에 오고, 긍정인지 부정인지, 단정인지 추측인지가 문장 끝에서 정해져요. 한국어를 들을 때처럼 끝까지 듣는 습관을 그대로 쓰면 돼요. 앞에서 놓쳤다고 멈추지 말고 문장 끝을 잡으세요. 行きます, 行きません, 行くかもしれません은 끝에서 갈려요.
벽 3: 박자가 안 잡혀요
한국어는 소리 길이로 낱말을 가르는 일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일본어의 장음과 촉음을 귀가 쉽게 흘려보내요. 단어를 몰라서가 아니라 길이를 듣는 습관이 없어서 놓치는 거예요.
| 짧은 쪽 | 긴 쪽 | 놓치면 |
|---|---|---|
| ビル 빌딩 | ビール 맥주 | 다른 말이 돼요. |
| おばさん 아주머니 | おばあさん 할머니 | 호칭이 달라져요. |
| きて 와서 | きって 우표 | 다른 말이 돼요. |
낱말 첫머리의 か와 が, た와 だ도 한국어 사용자가 잘 놓치는 소리예요. 天気와 電気가 그래요. 또 です, ます의 끝소리처럼 모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약해지는 소리도 있어요. 소리별 구분법은 한국인이 어려워하는 일본어 발음에 있어요. 듣기와 발음은 같은 연습으로 함께 늘어요.
수준별 자료
자료는 쉬워야 해요. 기준은 대본을 봤을 때 80% 이상 아는 내용이에요. 그 안에서 들리지 않는 부분이 바로 연습 대상이거든요. 대본을 봐도 절반 넘게 모른다면 그 자료는 듣기 연습이 아니라 단어 공부가 돼 버려요.
| 수준 | 자료 유형 | 주의할 점 |
|---|---|---|
| 입문 (N5 안팎) | 교재에 딸린 음성 | 느리지만 소리 구별 연습에 가장 좋아요. |
| 초급 (N4 안팎) | 학습자용 짧은 회화, NHK의 쉬운 일본어 뉴스 | 대본이 있는 것을 고르세요. 서비스 이름은 바뀔 수 있어요. |
| 중급 (N3 안팎) | 일상 브이로그, 학습자용 팟캐스트 | 자막이나 대본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
| 중상급 (N2 안팎) | 뉴스, 인터뷰, 드라마 | 말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어려워요. |
| 상급 | 예능, 토론, 자막 없는 영상 | 여러 사람이 겹쳐 말하는 소리에 익숙해져요. |
JLPT를 준비한다면 시험 음성도 좋은 자료예요. 애니메이션과 드라마를 쓰는 법은 애니·드라마로 일본어 공부하는 법에 따로 정리했어요.
하루 20분 듣기 절차
음성은 1분이면 충분해요. 아래 시간은 제안이니 처음에는 조금 더 걸려도 괜찮아요.
- 대본 없이 두 번 듣기 (2분): 무슨 이야기인지 한국어로 한 줄 말해 봐요.
- 받아쓰기 (6분): 안 들린 문장 한두 개만 골라 들리는 대로 히라가나로 적어요. 전체를 받아쓰면 지쳐요.
- 대본과 맞춰 보기 (5분): 틀린 곳마다 이유를 표시해요. 아래 네 가지 가운데 하나예요.
- 따라 말하기 (5분): 안 들렸던 문장을 음성과 똑같은 속도로 말해 봐요.
- 다시 듣기 (2분): 대본 없이 들어서 이번에는 들리는지 확인해요.
3단계에서 쓸 표시는 이 네 가지예요.
| 표시 | 뜻 | 다음에 할 일 |
|---|---|---|
| 어 | 모르는 낱말이었어요 | 단어 카드에 넣어요. |
| 축 | 축약을 못 알아들었어요 | 축약 표에 적어 둬요. |
| 박 | 장음, 촉음, 청탁을 놓쳤어요 | 그 낱말을 소리 내어 다섯 번 말해요. |
| 끊 | 끊는 곳을 못 찾았어요 | 조사에 표시하고 다시 들어요. |
일주일쯤 표시를 모으면 내 귀의 약점이 보여요. 「박」이 많은 사람과 「축」이 많은 사람은 다음 주에 할 일이 달라요. 4단계를 더 깊이 하고 싶다면 쉐도잉 5단계로 이어 가세요.
일주일 배치
| 요일 | 할 일 |
|---|---|
| 월 | 새 음성으로 20분 절차 |
| 화, 수 | 같은 음성을 받아쓰기 없이 들으며 따라 말하기 |
| 목 | 다음 음성으로 20분 절차 |
| 금 | 그 음성을 따라 말하기 |
| 토 | 이번 주 음성 두 개를 이어서 듣기 |
| 일 | 쉬거나 재미있는 영상을 자막 없이 보기 |
흘려듣기는 이미 아는 내용일 때 쓸모가 있어요. 이번 주에 공부한 음성을 걸으면서 다시 듣는 것은 좋지만, 처음 듣는 어려운 음성을 틀어 두기만 하는 것은 소음에 가까워요.
자료를 바꿀 때를 정해 두세요. 대본 없이 들어서 뜻이 바로 오고, 따라 말할 수 있으면 다음 음성으로 넘어갈 때예요. 완벽하게 들릴 때까지 붙잡고 있지 않아도 돼요.
실제 대화에서 놓쳤을 때
음성 자료와 달리 대화에서는 알아듣고 바로 대답해야 해요. 게다가 전화처럼 표정이 안 보이는 상황은 더 어려워요. 다 알아들으려고 긴장하기보다, 놓쳤을 때 되물을 말을 입에 붙여 두면 훨씬 편해요.
もう一度お願いします。
한 번 더 부탁드려요.
ゆっくりお願いします。
천천히 부탁드려요.
今のはどういう意味ですか。
방금 그건 무슨 뜻인가요?
듣기는 듣는 시간만으로 늘지 않아요. 내가 이해한 내용을 내 말로 대답해 보아야 귀도 긴장해서 일하기 시작해요.